제약 바이오 주식 산업 정리 1편에서는 의약품의 분류 방법과 용어, 항암제의 종류와 변천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1편을 잘 읽어보셨다면, 제약 바이오 산업의 큰 틀에 대해 이해하실 수 있으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약 바이오 주식 산업 정리 2편에서는 신약 개발 과정과 국내 기업들의 전략, 그리고 제약 바이오 학회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신약 개발 과정
제약 바이오 산업의 꽃은 신약 개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약 개발에 성공한다는 것은 그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한다는 것과 같고, 그만큼 기업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신약 개발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약 바이오 투자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투자라고 흔히 말합니다. 신약 개발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신약 후보물질 탐색
먼저, 개발 목표와 물질을 선정하고, 후보물질들을 탐색합니다. 후보물질을 5천~1만개 정도 탐색한다고 하니, 연구 과정도 굉장히 복잡하고 시간도 많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이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요즘에는 AI를 도입하는 추세입니다. 신약 후보물질 탐색은 일반적으로 2~5년 소요됩니다.
[2단계] 비임상, 전임상
다음으로, 비임상, 전임상을 2~3년에 걸쳐 실시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동물실험을 이야기합니다. 동물실험을 통해 후보물질별 부작용과 독성, 효과 등을 알아보게 됩니다.
[3단계] 임상1상, 임상2상, 임상3상
이어서 3차례에 걸친 임상이 실시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이 진행됩니다. 임상1상의 성공률은 63.2%, 임상2상의 성공률은 30.5%, 임상3상의 성공률은 58.1%로, 임상2상에 통과하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임상은 3~10년 오랜 기간에 걸쳐 실시됩니다.
임상1상은 100명 내외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 검증을 위해 실시합니다. 약에 치명적인 부작용 등이 있다면 쇠약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임상2상은 100-300명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용량과 용법을 확인하며 약효가 있는지 그 유효성을 검증하는 단계입니다.
임상3상은 1000-5000명의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용량과 용법 그리고 유효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단계입니다. 다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수백억 단위의 돈이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고, 임상에 실패한다면 그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4단계] 신약 허가 신청 및 승인
3번의 임상 절차를 통과하면 신약허가 신청 및 승인을 받게 됩니다. 미국은 FDA로부터, 한국은 식약처로부터 승인을 받는데,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의 시간이 걸립니다.
[5단계] 시판
승인이 완료되면 시중에 판매하게 되고 상업화가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판매가 개시된 이후에도 약의 안전성과 효과를 지속적으로 검증하는 후속임상(임상4상)이 진행됩니다.
이처럼 신약 개발은 오랜 기간에 걸쳐 많은 노력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그만큼 신약 개발에 성공한다면 몇 단계를 뛰어넘어 성장하는 기업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국내 기업 전략 – 기술이전 계약
국내 기업들도 신약 개발 과정에 다수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돈’입니다. 우리나라 신약 개발 기업들은 아직 개발 중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본이 많지 않습니다. 임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돈이 필요하지만 신약 개발 이전 매출액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국내 기업들은 유상증자를 실시하거나 투자를 받아 신약 개발을 진행하게 되는데, 큰 제약사(글로벌 빅파마)의 투자를 받는 경우를 L/O 라이센스아웃, 기술이전 계약이라고 합니다.
화이자,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등 빅파마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제약 바이오 학회가 좋은 기회입니다. 기업들은 학회에 참여하여 개발 중인 신약에 대해 소개하며 광고를 하기도 하고, 직접 글로벌 빅파마에게 찾아가 약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빅파마에서는 내용을 충분히 검토 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회사와 라이센스 아웃,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레고켐 바이오의 adc플랫폼은 얀센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였고,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플랫폼은 사노피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기술이전 계약은 총 계약금과 로열티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 초기계약금은 반환할 필요가 없는 금액입니다. 빅파마에서 반환의무가 없는 돈을 투자한다는 것은 그만큼 기술력을 인정했다는 뜻이기도 하겠습니다. 그리고 임상이 진행되는 단계에 따라 단계별 마일스톤을 투자받게 됩니다. 추후 신약 개발이 완료되면 로열티는 합의된 비율에 따라 1:9, 2:8 이런 식으로 진행됩니다.
기술이전 계약 소식은 국내 바이오 기업들에게는 엄청난 희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약 바이오 학회
제약 바이오 산업이 나날이 발전하는 만큼 제약 바이오 학회도 주목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다양한 제약 바이오 학회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중요하고 규모가 큰 학회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기 | 학회 |
1월 |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
4월 | AACR 미국 암학회 |
6월 | ASCO 미국 임상종양학회 |
6월 | Bio-USA 미국 바이오협회 컨퍼런스 |
6월 | ADA 미국 당뇨학회 |
10월 | ESMO 유럽 종양학회 |
이 외에도 여러 제약 바이오 학회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역사가 오래되고 시장 규모가 큰 행사일수록 중요한 학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약 바이오 학회가 중요한 이유는 제약 기업들의 기술이전 가능성이 높은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학회에서 소개된 신약 개발 상황을 보고 글로벌 빅파마들은 투자를 할 것인지에 대해 결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흔히 학회들을 앞두고 관련 기업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글을 마치며
지금까지 제약 바이오 주식 및 산업에 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급등락이 심한 제약 바이오에 제대로 투자하려면 산업 및 기업에 대한 공부는 필수입니다. 주가가 변동될 때마다 나의 멘탈도 함께 흔들려서는 안됩니다.
1편부터 글을 다시 한 번 읽어보신다면 제약 바이오 산업의 큰 그림이 그려지실 것입니다. 그 다음 세부 기업들의 현황과 기술이전 계약 상황 등을 꼼꼼히 따져보시면 어떤 기업에 믿고 투자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실 수 있습니다. 제약 바이오 주식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는 것. 그만큼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꼭 명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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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베스트먼트 대표 한균수 님이 설명해주시는 영상을 보시면 더 잘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