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 ‘가계부 쓰는법 1편‘에서는 가계의 고정지출과 변동지출을 파악하는 방법에 대해서 다루어보았습니다. 지난 지출 내역들을 살펴보시면서 가계의 고정지출은 얼마 정도인지, 변동지출은 얼마 정도인지 파악하셨나요? 그렇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준비가 되신 것입니다. 오늘은 지난 글의 보너스 편으로 ‘고정지출 줄이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드리려고 합니다.
고정지출 줄이기, 왜 필요할까요?
가계부 쓰는법에 대해 설명하는 글에서 고정지출 줄이는 방법을 굳이 왜 다루는 걸까요? 가계부만 그냥 잘 쓰면 안되는 걸까요? 그 이유는 바로 ‘가계부를 쓰는 목적’에 있습니다. 생각해봅시다. 우리는 귀찮은 일일 수도 있는데, 굳이 왜 가계부를 쓰는 걸까요?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고, 돈도 모아나가기 위해 우리는 가계부를 씁니다. 그런데 지출에서 꽤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고정지출’입니다. 이 고정지출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고자 하는 가계부 쓰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가계부를 쓰면서 동시에 해야 하는 것이 바로 고정지출을 줄이는 것입니다.
고정지출은 정해져 있는 돈이니 줄일 수 없는 것 아니냐구요? 그렇지 않습니다. 고정지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씩 줄일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물론 조금 머리가 아플 수도 있고, 생활여건에서 포기해야 할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한 번은 꼭 해야 하는 고정지출 줄이기, 어떻게 하면 되는지 지금부터 하나씩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고정지출 줄이는 방법
대부분의 가정에서 고정지출로 분류하고 있고, 고정지출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항목이 바로 주거비, 보험료, 통신비입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주거비 줄이기
주거비에는 대출이자, 월세, 관리비 등이 포함됩니다. 주거비가 가계 지출 내역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저희집도 주거비가 단연 1등 카테고리입니다. 이 주거비를 줄이면 고정지출도 확 줄고, 생활비 또한 많이 줄어서 돈이 점점 모이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는 주거비를 줄이기 위해 나름 ‘몸테크’를 하고 있습니다. 흔히 재건축이 될 아파트에서 재건축이 될 때까지 사는 행위를 몸테크라고 합니다. 이런 몸테크가 자산을 불리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저희는 다른 유형의 몸테크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바로 ‘소유’와 ‘거주’를 분리하는 것입니다. 저희는 수도권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고, 거주는 지방 소도시 구축에서 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아파트에는 전세를 주어 전세금으로 대출을 모두 갚을 수 있었고, 지방 소도시 구축에서 저렴한 월세를 내며 거주하고 있습니다.
다만, 경제적인 부분만 생각해서 ‘직장과 거리도 먼 낡은 아파트로 가서 돈 열심히 모아야지!’라고 생각하셨다면, 조금 더 신중히 고민을 해보시는 것을 당부드립니다. 구축 아파트에 살면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직장과 거리가 멀 경우 생활 자체가 많이 힘들어질 수도 있구요. 특히 저희는 아이가 있기 때문에 아이 상황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지금 집은 낡고 좁아서 아이 친구들을 초대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좀 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노력해서 조금 더 좋은 컨디션의 집으로 이사가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꼭 주거에 대한 ‘가치관’과 ‘돈’에 대해서 가족과 충분히 상의하신 후 결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보험료 줄이기
부모님이 어렸을 때 들어주신 보험을 결혼하면서 받아오신 분들이 많이 있으시지요? 보험을 받아오셨다면, 보험 특약들을 꼼꼼히 다시 살펴보셔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필요한 보험은 어느 정도인지 기준을 정하시고, 줄일 특약은 줄이고 추가로 보험을 가입하고 싶다면 젊고 건강할 때 미리 가입해두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실비보험이 없으시다면, 실비보험만은 꼭! 가입해두도록 하세요.
저는 개인적으로 돈이 많지 않다면 보험 가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암, 뇌혈관질환, 심장혈관질환을 보장해주는 보험으로 추가 보완을 하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는 특약들은 과감히 삭제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한 달 보험료는 50만원 정도가 나가고 있는데, 내년에 10만원 정도되는 보험 하나가 만기가 되고, 2027년에도 7만원 정도 되는 보험 하나가 또 만기될 예정입니다. 이 보험들은 부모님께 이어받았을 때 해지하기에는 손해가 너무 커서 보험료 부담이 조금 되었지만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에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예전에 가입한 보험들이라 지금보다 보상 혜택이 더 좋기도 합니다.
보험회사는 절대 손해를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보험가입 상황은 점점 좋아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하루라도 빨리 보험 특약들 꼼꼼히 살펴보시고, 보완할 부분은 보완하고, 필요없는 특약은 삭제하시기 바랍니다.
보험과 관련해서는 개인 가치관에 따라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답은 없습니다. 저희 부부는 부모님께서 가입해주신 보험 특약을 조정한 후, 실비보험, 암/뇌/심장 보장 보험, 운전자보험을 추가로 가입하였습니다. 자녀 보험은 실비보험과 암/뇌/심장 보험을 8만원 정도에 유지 중입니다. 제가 보험 정비를 어떤 식으로 했는지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설명하는 기회를 만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통신비 줄이기
요즘에는 인터넷, 커뮤니티가 많이 발달해서 통신비 다이어트를 하기 어렵지가 않습니다. 예전에는 주로 핸드폰을 대리점에서 구입하다보니 비싼 요금제를 강제로 사용하며 핸드폰 할부금까지 더해져 매달 10만원 가량을 핸드폰비로만 지출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자급제폰을 구입하고, 알뜰폰 통신사 요금제에 가입하면 핸드폰 요금을 정말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핸드폰은 본인의 상황과 기호에 맞게 따로 구입하고, 알뜰폰 통신사에서 본인의 통화/데이터 사용량에 맞는 요금제를 선택하면 되는 것입니다.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할 때에는 모요사이트를 이용하면 매우 편리합니다. 굉장히 다양한 알뜰폰 통신사의 요금제를 바탕으로 나에게 알맞은 요금제를 추천해주고, 특가로 진행하고 있는 알뜰폰 요금제 정보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편은 직장 일 때문에 통화/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필요해서 모요에서 가입한 만원대 요금제로 꾸준히 사용 중이고, 아내는 통화/데이터 사용량이 적기 때문에 특가로 진행하는 요금제에 가입해서 요금 할인 기간이 지나면 다른 통신사 요금제로 갈아타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현재 아내 핸드폰 요금은 500원 정도밖에 되지 않네요.^^
인터넷 또한 약정이 만료되면 ‘해지방어’를 해볼 수 있습니다. 해지방어란 약정이 만료될 즈음, 기존 통신사에 해지를 하고 다른 통신사로 옮기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기존 통신사에서는 고객을 잡기 위해 더 좋은 사은품을 제공해주고 요금할인도 해주겠다고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밀당의 줄다리기를 잘하면 좋은 혜택으로 인터넷 요금제를 연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처럼 기존 통신사에서 줄 수 있는 사은품 혜택이 한정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해지방어를 해보았지만 기존 통신사에서 이야기한 혜택은 다른 통신사에 신규로 가입하는 것보다 혜택이 적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번에 새로운 인터넷 통신사 요금제로 가입하고, 사은품 혜택을 챙겨받았습니다. 신규 가입 할 때에는 ‘뽐뿌사이트’에서 여러 업체들을 비교한 후 선택하시면 됩니다.
기타 고정지출 줄이기
이 외에도 가정마다 다양한 종류의 고정지출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자녀 교육비, 출퇴근 교통비, 회비, 구독 서비스 비용, 가전 렌탈 요금, 부부 용돈 등이 있습니다. 이 비용들에 대해서도 우리 가정에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 충분히 의논을 한 후 조정하시면 되겠습니다.
자녀 교육비 같은 경우에는 가정마다 금액이 천차만별입니다. 영어유치원을 다니면 한 달에 200만원이 넘는 자녀교육비가 들어갈 수 있지만, 국공립유치원을 다니면 자녀교육비가 전혀 들지 않기도 합니다. 학원 비용도 마찬가지이구요. 이는 가정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 상황에서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좋은지 고민을 잘 해보시고 결정하시면 되겠습니다.
출퇴근 교통비, 회비, 구독 서비스나 가전 비용 또한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줄이고, 이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유지하면 됩니다. 무조건 줄이고 돈을 쓰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부부 용돈도 부부끼리 잘 협의해서 정하면 좋습니다. 저희집은 남편은 돈 쓰는 것을 좋아하고 물욕이 많은 편이지만, 아내는 물욕이 별로 없는 사람입니다. 원래 남편 용돈 7만원, 아내 용돈 5만원이었는데, 물욕이 많은 남편에게는 좀 힘든 용돈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남편 용돈 15만원, 아내 용돈 7만원으로 인상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필요한 부분은 조정하면서 맞추어나가면 됩니다.
이 글을 마치며
지금까지 고정지출을 왜 줄여야 하는지, 그리고 고정지출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 적어보았습니다. 이 과정이 좀 번거롭고 귀찮게 느껴질 수 있지만, 가계부 관리를 위해서는 꼭 한 번은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또 하다보면 고정지출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며 성취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부자되는 길을 향해 나아가는 모든 분들, 저와 함께 열심히 노력해서 부자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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